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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클라우드가 올해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걸쳐 구축한 대규모 데이터센터(DC)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코로케이션(Colocation) 매출이 빠르게 늘었고, AI 전환(AX) 수요에 대응한 GPU 인프라 공급도 본격화했다. 국내 주요 CSP가 보안 MSP와 AI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지만 KT클라우드는 코로케이션·AI 데이터센터(AIDC) 비중이 높아 '물리 인프라 중심 확장'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특히 이달 6일 문을 연 '가산 AIDC'는 국내 상업용 DC 가운데 처음으로 액체 냉각(리퀴드쿨링)을 도입했다. AI 연산을 전제로 한 고집적 존 설계, B200급 GPU 서버 발열에 맞춘 자체 냉각 기술을 보유, 향후 산업 전반의 모델 학습 수요를 흡수할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KT클라우드는 수도권 8곳·비수도권 8곳 등 총 16개 DC를 운영하며 물리 인프라 기준 국내 CSP 가운데 최대 규모를 갖췄다.
AI 인프라 확장과 함께 턴키형 GPU 서비스 'Colo.AI'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GPU 서버·네트워크·운영 플랫폼·유지보수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통합형 서비스로, 초기 인프라 투자가 부담인 AI 스타트업뿐 아니라 금융권·제조업체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일부 전문 AI 기업과 중견 금융회사가 이미 사용 중이며, 대규모 학습 환경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 CSP 대비 차별화된다는 평가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영역에서도 KT는 보안 역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출시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는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성능에 국내 저장·기밀 컴퓨팅·자원권한 통제 등 규제 산업 요구사항을 결합했다. 금융·제조·공공 등 보안 요건이 높은 산업군을 타깃으로 한 구조여서 시장 반응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KT클라우드의 올 3분기 매출은 24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3%나 늘었다. 코로케이션 매출 확대와 공공 부문의 AI 클라우드 수주가 덕분이다. 장민 KT CFO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등 핵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그룹 전체 영업이익 회복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KT클라우드는 확장 속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기존 2030년 320MW 목표였던 AI 인프라 확보 계획을 수정해 2027년까지 500MW 규모 전력 확보를 새로 제시했다. 가산 AI DC와 경북 CDC 등 초대형 거점을 중심으로 수도권–비수도권을 잇는 'One DC'(100G급) 네트워크를 구축해 하이퍼스케일 인프라 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러한 확장 전략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전통적인 CSP들이 AI 모델·서비스 고도화를 중심에 두는 것과 달리 KT클라우드는 물리 인프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리스크 노출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력·부지 확보 중심의 투자 구조는 경기 변동, 전력 규제, GPU 공급망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실제 올 3분기 KT클라우드의 DC·코로케이션 매출은 전년 대비 20.3% 증가했지만 AI·IT 서비스 매출은 3122억원으로 5.7% 감소했다. 물리 인프라는 빠르게 확대됐지만 AI 응용 서비스 성과는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해, 'AICT' 체제 전환 과정의 불균형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클라우드는 국내 CSP 중에서도 물리 인프라를 가장 공격적으로 확보해온 사업자"라며 "AI 전환기에는 분명 강점이 되지만 GPU 수급이나 전력 규제 리스크를 외면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AI 인프라 중심 확장이 KT의 지속적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1~2년 시장 상황이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